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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자영의 금요칼럼]국회무용론(30)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엇박자, 조국혁신당이 검사장 민선제 내걸었더니, 민주당이 무가치한 것으로 폄훼

최자영 | 입력 : 2024/04/20 [13:49]

 

조국혁신당이 검사장 민선제를 당헌강령 제1조로 삼았다고 하지만,
민주당 정진욱(이재명의 정무특별보좌역)은 민선제를 무가치한 것으로 폄훼
독재의 반대 개념인 민주의 핵심은 선출이 아니라 독재권력 견제, 처벌
조국 및 조국혁신당 비례의원들이 촛불시민의 처절한 기대를 철저하게 배반할 전망

조국혁신당 대표 조국이 총선공약에서 검사장 민선제, 검찰을 기소청으로 만들 것(수사, 기소권을 분리) 등을 내걸었다. 현재 조국혁신당 홈페이지 당헌강령 제1조, 검찰 관련 글에 검사장 직선제(민선제) 등이 자세히 언급되어 있다고 한다.

문제는 민주당 대표 이재명의 정무특별보좌역이라는 직함을 쓰는 정진욱이 검사장 민선제는 그 자체로는 그 어떤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정진욱에 따르면, 검사장 민선제는 수사권을 없애기 힘들 때 검사를 민주적 통제에 두려는 대안이었을 뿐, 검찰의 수사권을 없애는 데에 국민적 합의가 모아지고 있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민선제를 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그뿐 아니다. 정진욱은 검사장 민선제의 부작용으로, “광역단위에서 검사장 민선(직선)을 하면 그들이 이후 국회의원이 되거나 시장이 되는 길을 열어주는 셈”, “자칫 정치검사의 제도화를 만드는 것”, ”자칫 검사들의 정치적 입지만 만들어주는 사태가 생긴다” 등을 들었다.

정진욱의 이 같은 발언은 그 자체로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첫째, 조국혁신당의 강령 제1조를 짓뭉개고 있다는 점이다. 12명 비례대표를 낸 조국혁신당은 독자적으로 개혁을 할 수가 없고, 민주당의 협조를 얻어야 하는데, 민주당 측이 민선제를 부정하고 나선 것이다. 정진욱은 이재명의 정무특별보좌역이라는 직함을 쓰고있으므로, 그의 의견을 개인적인 것으로만 치부할 수가 없겠다.

둘째, 정진욱이 검사장 민선제의 본질을 오해, 왜곡하고 있다는 점이다. 검사장뿐 아니라 교육감 등 민선제의 본래 취지는 권력구조적 측면에서 상명하복의 관료체제가 가지고 있는 부작용을 극복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진욱은 검사장 민선제를 오히려 “정치검사를 제도화”하는 것으로 폄훼한다.

정진욱은 정치검사가 검사라는 직업 자체에서 나오는 것이거나, 아니면 민선제에 의해서 나올 수 있는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다. 여기서 정진욱은 ‘정치검사’의 근원 자체를 거꾸로, 완전히 반대로 이해하고 있음을 여지없이 노정했다. 정치검사는 검사의 일사불란한 권력구조의 산물이지, 시민 민초에 의해서 탄생되는 것이 아니다. 애초에 민선제는 검찰조직을 개편하면, 정치검사 자체를 없애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셋째, 정진욱이 “검찰의 수사권을 없애는 데에 국민적 합의가 모아지고 있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민선제를 할 필요가 없다”고 한 대목이다. “국민적 합의”가 어떻게 모아진다는 것인지, 또 합의란 것을 ‘민선’으로 제도화하면 안 되나?

정진욱의 논리에 따르면, 국민적 합의가 모아지기만 하면, 애초에 시민 민초가 참여하는 제도의 기회를 원천 봉쇄하고, 그 합의를 좇아 정진욱이 몸 담고 있는 민주당 등이 대신하겠다는 뜻이겠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호락호락한 것이 아니다.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 ‘국민적 합의’는 단일한 것으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주지하듯이, 선거를 하면 각기 의견이 다르다. 다수결로 딱 부러지게 해도 불평이 이는 판에, 꺼벙한 ‘합의’를 내세워, 국회에서 하겠다? 지금까지 식물국회가 무엇을 했냐 하면, 이렇다고 내세울 것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둘째, 근거가 무엇이든 민선제를 할 필요가 있는지 여부를 정진욱이 독단한 것이다. 그 독단의 근거가 무엇일까? 아무것도 없다. 명색이 대한민국은 민주국가라 온갖 헌법, 제도 제정의 주체는 민의(民意)이다. 그 민의도 단일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투표를 거쳐 다수결로 결정해야 한다. 그런데 정진욱은 그런 과정 없이 독단했다. 더구나 정진욱은 시민 민초가 검사장을 옳게 뽑을 능력이 없다고 보았다. 민선하면 정치검사가 나올 것이라는 그 염려가 그러하다.

정진욱의 논리대로라면, 촛불시위에서 다소간 민의가 모아졌으므로, 윤석열 탄핵은 민초가 더 이상 나서서 애쓰지 말고 손 떼라는 뜻이다. 그러면 모아진 민의를 좇아 민주당에서 윤석열을 탄핵해주나? 그럴 것 같았으면, 지금도 여기저기 토요일마다 ‘탄핵열차’ 운운하며. 사람들이 모여 수고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민초 시민을 아둔한 정치 들러리로, 그들이 매주 토요일 하는 촛불시위도 들러리로 아는 것이 분명하다. 정진욱의 눈에, 촛불은 민주당을 포함한 국회에 대해 영원히 들러리에 그칠 뿐, 언젠가 제도화되어야 하는 과도기로 이해되는 것이 아니었다.

촛불시위에서 민주당 의원들(국힘당은 아예 논외로 하고) 코끝 보기도 힘들지만, 혹여 한 둘 의원이나 그 당직자들이 드물게 나와도 얼굴 내밀고 사진 찍고 훌쩍 사라진다는 말이 회자한다. 정진욱의 말을 통해 그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다. 그들 눈에 촛불은 시민 민초의 합의를 드러내는 한 계기일 뿐, 자신들이 하는 정치가 아니라고 보기 때문인 것이다.

이재명에 따르면, “정부 여당은 불통과 오만의 정치를 반성하고, 민생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한다. 우리 민주당 또한 국민의 호통 앞에 기민하게 반응하고 주권자를 두려워할 줄 아는 ‘일하는 야당’이 되겠다”고 한다.

이재명의 이 말은 허사(헛소리)로 가득하다. 첫째, 정부 여당이 반성할 것 같지도 않고, 지금까지 한 것으로 보면 민생의 고통을 해결할 능력이 있는 것 같지 않다. 그래서 이런 부탁 자체가 헛소리가 된다.

둘째, “‘우리 민주당’이 ‘기민하게 반응하고 주권자를 두려워할 줄 아는 ‘일하는 야당’이 되겠다”고 한 데서, 문제가 생긴다. 기민하게 반응하지 않을 때, 주권자를 두려워하지 않을 때에 대비한 아무런 견제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선언은 일방적이다.

또 ‘일하는 야당’이 된다고 할 때, 어떤 일을 어떻게 하는가 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 시민 민초 간에도 각기 의견이 달라서 방향이 같지 않고, 또 아예 시민 민초를 백안시하고 위정자의 이익을 우선하여 일 하는 경우도 있을 수가 있다. 그 방향에 대해서도 전혀 견제할 기제가 제도화되어 있지 않다. 다 이재명 같으라는 법이 없고, 또 이재명도 놓치는 것이 있을 수 있다.

조국혁신당에서 검사장 민선제를 총선 공약으로 내걸었고, 당 강령 제1조에도 이를 명기했다고 한다. 그러나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어떤 강령도 사문화할 것이 명약관화하다. 그런데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조국 혹은 조국혁신당 자체에서 그 지향하는 바가 민선제와는 반대의 기류로 흐르는 동향이 감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조국은 여전히 검찰개혁을 소리높여 외치지만, 그 방향을 중대범죄수사처 설치로 틀었다. 중대범죄수사처는 어렵사리 만들어봐야 이미 실패한 공수처의 전례를 답습할 전망에 있다. 태생적으로 관료기구이므로 한계를 갖는다. 그래서 검사장(지검장) 민선제와는 완전히 반대 방향에 놓여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조국혁신당의 기류의 변화는 당선인(12명 비례) 워크숍(연수회)에서 결의했다는 ‘의원의 5가지 다짐’에서도 반증된다. 그것은 “회기 중 골프 금지, 국내선 비즈니스석 탑승 금비 및 특권 이용하지 않기, 주식 신규투자 및 코인 보유 금지, 부동산 구입 시 당과 사전 협의, 보좌진에 의정활동 이외 부당 요구 금지”이다.

‘3년은 너무 길다’ ‘검사장 민선제’, ‘검찰의 수사 기소권 분리’ 등을 기치로 돌풍을 일으켰던 조국혁신당이 촛불시민의 처절한 기대를 철저하게 배반할 전망에 있다. 12인 비례대표 의원들이 개인의 미덕을 추구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촛불시민이 원하고 위정자들에게 거는 기대는 부당한 권력에 대한 견제와 저항이다.

남의 손에 뭘 맡기고 기대하는 것 자체가 어리석기 짝이 없다. 권력을 위임받은 이가 기대치에 밑돌 때에는 맡긴 이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 하고한 날 촛불 들고 거리를 헤맬 것이 아니라, 그렇게 제도화해야 한다. 사람이나 안건을 소환하고 취소하는 제도 및 입법권(국민 발의에 의한 국민 투표)을 확보해야 하겠다. 물고기가 아니라 물고기 잡는 방법을 배워야 하는 것이다. 이재명이 주는 25만 원 얻어 먹다가, 다시 윤석열같이 부자 감세하는 이 만나면 낭패 볼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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